1. 면경자아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들에게 멋지게 보이고 싶다는 욕구는 강하지만, 실제로 어떻게 보이는지 객관적인 자아를 보려고 하지 않으며, 찾으려고도 인정하려고도 하지 않는다.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은 물론이고 조직을 이끄는 리더라면 심리학자 쿨 리가 강조한 “면경자아”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한다. 쿨리(Cooley)는 ‘면경자아(Looking Glass Self)’는 거울 속에 비쳐진 자신의 모습이 아니라 거울은 자기가 만나는 사람들이 곧 거울과 같아서 그 사람들의 반응을 보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고 강조하였다. 그러니까 만나는 상대방의 반응과 태도가 좋으면 자기 이미지가 좋은 것이고 안 좋으면 자기 이미지에 문제가 있는 것이므로 상대방의 반응은 결국 자기 책임이므로 관리를 잘 하라는 뜻이다. 이것은 뇌 속의 거울신경세포(mirror neuron)의 영향이다. 상대방을 만났을 때 거울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고 공감을 이끌어 내는 중요한 신경세포다. 혹시 그런 적은 없는가? 귀엽고 예쁜 아기가 있는데 다가가서 “우르르르 까꿍!”했는데 그 아기가 울었다면, 자기 이미지에 문제가 있다고 보아도 될 것이다. 아기는 태어나서 6개월만 되면 인상을 판별하는 DNA가 활성화되어서 인상을 판별하는 능력이 생긴다.
우리는 관상이나 인상을 배우지 않았는데도 사람을 보면 대충 읽을 줄 안다. 이것은 마치 축구를 전혀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축구선수들이 뛰는 축구경기를 보며, 말로 코칭하고 평가하는 것과 같다. 우리는 사람의 얼굴뿐만 아니라 말과 행동을 보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느낌으로 알 수 있고, 이 느낌은 평가까지 이어지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이미지의 특성 중 차이성이 있었는데, 이미지는 자기가 보는 주관적인 모습과 남들이 보는 객관적인 모습의 차이가 존재한다. 그래서 생겨나는 것이 오해다. 그리고 그 오해를 최대한 줄여나가는 것이 이미지 메이킹이다.
2. 객관적인 자기 평가
사회심리학에서 연구한 결과를 보면, 보편적으로 사람들은 남들이 보는 객관적인 자기평가보다 자신 스스로를 바라보는 주관적인 자기평가가 더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남들이 보는 것처럼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그렇다면 자신에 대한 이미지는 누가 보는 것이 옳은가? 한 예를 보며 생각해보자.
어느 날, 백화점 모피를 파는 샵에서 있었던 일이다. 한 중년 여성이 모피를 몇 벌 골라 입어보다가 큰소리를 지르는 것이다. 그 이유는 샵 마스터의 표정이 불쾌하고 불친절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옷을 몇 벌 입어본다고 귀찮은 표정을 지었다는 것이다. 샵 매니저가 와서 사과하고 어느 정도 상황은 진정됐지만, 서로에게 안 좋은 상처를 남기게 된 결과는 어쩔 수 없는 결과였다. 매니저로부터 상황에 대한 질문을 받은 그 샵 마스터는 그 고객에 불친절하게 대했다고 인정하였을까? 그렇다. 여러분의 예상대로 황당해하고 억울해하면서 울고불고 난리가 났다.
나는 그 일을 옆에서 보면서 참으로 안타까웠지만, 이런 경우에 고객의 눈이 옳다고 봐야한다. 내가 봐도 그 샵 마스터는 일부러 그런 의도를 갖지는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인상이 조금 날카롭고 눈매가 차가워 보여서 고객으로부터 자칫 째려 보거거나 불친절한 오해를 받을 가능성이 있어보였다. 자신이 아무리 친절하게 대했어도 상대방이 불친절하게 느꼈다면 그것은 자신이 잘못 표현한 것이다. 어떠한 경우에도 ’언제나 고객이 옳다.‘라는 생각을 잊어서는 안 된다. 아무리 억울하더라도 그런 상황을 인정하고 지금부터라도 그러한 오해의 소지를 없애는 것이 보다 업무적인 성과와 능률을 높일 수 있는 길이다.
자기가 보는 주관적인 자기이미지는 하나이지만 남들이 보는 객관적인 자기 이미지는 보는 사람의 수만큼 존재한다. 그렇다면 누구의 평가가 옳을까? 당연히 숫자적으로도 많은 것이 우세하며, 더더구나 중요한 일은 상대방과 통하고 상대방으로부터 인정받을 때에 비로소 좋은 관계가 형성되고 성공과 행복이 보장되는 것이기 때문에 나보다는 상대방의 느낌과 평가가 더 중요한 법이다.
3. 타인이 옳다
전에 내가 KBS에서 아침에 생방송을 하다가 자그마한 사고가 하나 있었다. 생방송에 들어가기 전에 나는 늘 거울로 확인하고 또 확인한다. 그런데 그 날은 목이 말라서 내 차례가 오기 전에 오른 쪽 발 뒤에 있는 생수를 집어 들고 물을 한 모금 마셨는데, 그 순간에 내 목걸이가 한 쪽으로 쏠린 것이다. 방송이 끝나고 시청자 게시판에 조금의 여지가 없이 ‘이미지를 관리하는 교수 양반이.....’하는 글이 바로 올라왔다. 나는 며칠 간 속이 상했지만, 결국 그 책임은 내게 있는 것이었다. 틈틈이 거울을 본다고 해도 이러한 실수는 생기게 마련이므로 늘 자신을 확인하고 또 확인하는 것은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는 듯하다.
이미지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의식적 또는 무의식적으로 남들에게 계속 보여지고 있다. 나를 보는 상대방은 나에 대해 잘 모르지만 보여지는 이미지만을 가지고 ‘어떨 것 같다’라고 느끼고 나중에는 ‘~것 같다’가 아니라 ‘~하다’라고 판단하고 평가해버린다. 가끔은 상대방이 오해를 해서 억울할 때도 있지만 그래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나에 대한 이미지 평가는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 남들이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미지를 경영할 때에는 자기가 자기를 보는 관점이 아니라 타인이 나를 보는 관점에서 ‘나는 타인에게 어떻게 보여지고 있나?’를 의식하는 것이 현명한 자세일 것이다. 다른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 사랑받고자 한다면, 보는 이들의 입장에서 좋은 느낌이 들도록 보기 좋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미팅이나 소개팅에서 원치 않는 결과를 얻었는가? 면접에서 억울한 결과를 얻었는가? 고객으로부터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는가? 거래처 바이어와의 미팅에서 성과를 얻지 못했는가? 정치선거에서 실패했는가? 부하직원들이 자신이 원하는 대로 따라오지 않는가? 배우자나 아이들과 자신의 의도와는 다르게 자꾸 오해와 갈등이 생기는가?
이런 일들이 악순환이 되면 회복하는 것도 점점 힘들어지고 자신감도 떨어진다. 더 늦어지기 전에 자신의 이미지를 객관적으로 체크해 보라. 그들에게 비쳐지는 당신의 이미지는 어떤지 객관적으로 체크해봐야 그 문제점이 발견될 것이고 해결할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기가 자신을 평가하기 보다는 친구나 가까운 주위사람들에게 자신의 이미지에 대해 물어보는 것이 좋다. 그리고 자신의 표정이 혹시 잘못 비쳐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거울을 통해 자신을 객관적으로 볼 줄 알아야 한다. 아니면 전문가와의 상담도 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자기 이미지 점수는 남들이 평가하는 것이 진정한 자기 이미지 점수임을 잊지 말자! 자기 이미지는 남들이 보는 것이 옳으며, 그 결과의 책임은 자기에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