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상대의 마음을 열지 못하면 독백
“상대의 마음을 열지 못하면 대화가 아니라 독백이다.” -프란치스코 교황
대화는 말을 주고 받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주고 받는 것이다. 나와 다른 상대방의 마음을 알아차리고 내 마음을 상대에게 이해시키는 것은 각자 다른 성격과 사고를 갖고 있기 때문에 어려운 일이다. 특히 공감은 생각보다 어려운 이유가 있다. 모든 사람은 자신에게 관심이 많고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은 속성이 있기때문에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려면 상당한 주의력과 에너지를 소모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경청을 잘하는 사람은 상대방에게 즐거움을 줄 뿐만 아니라 인품이 훌륭하다는 이미지를 주어서 관계가 좋아지고 소통이 잘된다.
대화는 공감을 시작으로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를 생각해야 한다. 그러나 경청은 생각보다 어렵다. 경청이 안 되는 이유는 자기 얘기를 하고 싶고, 자신의 생각이 옳다는 생각이 강하거나 처음부터 지례 판단하여 상대방의 감정과 상관없이 상대방이 한 행위에 대해 옳고 그름을 판단하려는 욕구가 강해서이다. 예를 들면, "너의 그런 행동은 요게 문제였기 때문에 그런 문제가 일어난 거야. 그러니까 네가 이렇게 하면 될 것 같구나"라고 하는 방식이다. 이러면 상대방은 섭섭한 마음과 함께 마음의 문을 닫아 버리게 된다. 이런 경우는 부모와 자식 간에 많이 일어나는 대화인데 끝까지 소통이 안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2. 공감하는 법
공감을 잘 하기 위해서는 첫째, 인내심을 가지고 상대의 입장과 감정이 어떨지를 생각하며 들어주는 것이 우선이다. 상대방이 힘들다고 말했다면 "저런, 어쩌나" 하고 잠시 기다린다. 공감이 이뤄질 수 있는 시간을 버는 것이다. "그게 뭐가 힘드냐" 라든지 "너만 힘든 줄 아니? 엄만 더 힘들어!" 라고 하면 "네가 힘든 것은 아무것도 아니야. 그러니까 잠자코 있어!"라는 뜻을 내포한 것으로 서로 공감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지 않는 것이다.
둘째, 바른 말보다는 상대방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한다. 바른 말은 모두 잔소리다. 부부지간이나 부모와 자신 간의 대화를 분석해 보면 늘 잔소리는 바른 말 투성이다. 그러나 그 바른 말이 마음의 문을 닫게 하고 관계를 가로막는 말이다. 정답 보다 중요한 건 상대방의 기분이다. '내가 저 사람이라면?' 이란 질문을 매순간 해야 한다.
셋째, 심리적 유체이탈을 한다. 몇 해 전에 유명한 명강사 K 씨와 식사를 하면서 K 씨는 자신의 감정을 객관적으로 느끼는 노력을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심리적 유체이탈인데 '관찰하는 나'의 입장을 취해 상황에서 한 걸음 떨어져 제3자의 시각으로 나와 상대의 대화를 바라보는 것이다. 그러면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고 다른 사람의 입장에 한층 쉽게 공감을 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감적이 아주 격할 때엔 그럴 여유가 없을 수도 있지만, 소통을 원한다면 이러한 노력을 기울여 볼 만하다.
넷째, '감정 알아채기' 연습을 한다. 남과 대화하기 전에 자기 자신과 대화하는 시간을 많이 가진다. 남을 공감하려고 애쓰기 전에 우선 내 마음에 먼저 공감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노트에다 ‘지금 나는 화가 나있다.’, ‘지금 나는 우울한 상태다.’ 등자신의 감정이 어떻다고 솔직하게 써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그러면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빈도가 늘고 점차 내 감정을 수용하는 범위가 넓어져 객관적인 자아를 키울 수 있다.
3. 경청을 잘하는 법
경청을 잘 하려면 첫 번째는 앵무새처럼 상대방의 말을 그대로 따라하라! 그리고 물음표를 붙여주거나 마침표를 붙여주면 된다. “나 배고파요!”라고 하면 “배 고파?”, 또는 “배가 고프구나.”라고 하는 것이다. 모든 대화에서 처음은 이렇게 시작하는 것도 좋다. 물론 매 번 그렇게 반응하면 이상하니까 “아~”, “네~”, “어머나 세상에~”, “그러셨군요.”등의 추임새를 넣는 것이 좋다.
두 번째는 맥락을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경청하라. 이것은 상대가 말할 때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정작 말하고 싶었던 숨은 의도를 알아차리는 것이다. 경청은 가만히 듣는 것만이 아니라 상대방의 마음을 알아차리고 그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것이 가장 훌륭한 경청법이자 대화와 관계의 기술이다. 이것이 바로 경청 중에서 적극적인 맥락적 경청법이다.
몇 년 전에 여름에 있었던 일이다. 남편과 함께 지방에 가게 되었는데 바닷가를 따라 해안도로를 달리는데 카페가 너무 예뻐서 나는 “여보, 저기 카페 너무 근사하다!”라고 했더니 남편은 “응”하고 그냥 지나쳐 버리는 것이었다. 그런데 다행히 조금 더 가니까 더 아름다운 카페가 보이는 것이 아닌가? 오랜만에 도시를 탈출했으니 이럴 때 여자들의 마음은 어떨지 다 아실 것이다. 나는 작전을 바꿔서 다시 남편에게 “당신 더운데 운전하느라 힘들죠? 저기 카페에 가서 아이스 커피 드실래요?”라고 했더니 버럭 화를 내면서 “결혼생활 30년 넘게 하면서 여태 내가 오후에 커피 마시면 잠 못 자는 거 알아? 몰라?“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그 순간 내 가슴 속에는 서운함과 화가 치밀어 오르면서 ‘삼남매고 뭐고 남은 인생을 이 인간하고 어떻게 살까?’하는 생각으로 꽉 차게 되었다. 이럴 때 만약 남편이 “정말 근사한걸! 저기 가서 차 한 잔 하고 갈까?”라고 해주었다면 몇 달은 반찬이 달라졌을 것이다.
세 번째는 상대방을 향하여 시선과 몸을 기울여 집중한다. 간혹 부부끼리 대화하다가 부부싸움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대부분은 남편이 신문만 보면서 듣거나 아내가 다른 일을 하면서 듣게 되면서 경청을 제대로 안 한다고 불만을 토로하는 이유가 많다. 경청은 공감과 마찬가지로 상대의 말만 듣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에게 집중하여 상대의 눈빛과 표정, 몸짓 등 말로 차마 표현 못한 심리적인 현상까지 보고 느끼는 것이다. 그래야 상대방의 마음을 제대로 알 수 있다.
네 번째는 상대방의 말을 간단히 요약하며 질문하라! 상대방의 말한 내용을 간단히 다시 말하면서 필요에 따라 감정까지 어루만져 주는 것이 필요하다. 만약 상대방이 가정사로 고민을 털어놨다면 "이런저런(상대가 한 말을 간단히 요약) 문제로 고민이 많으시겠군요."라고 하는 것이다. 그것은 곧 상대방의 말을 잘 듣고 있고 그 감정까지 공감하고 있다는 표현이 바로 경청이다.
가족과 직장, 또는 친구나 사회생활에서 만는 사람돠 대화할 때 상대방의 말을 듣고 있는가? 아니면 마음을 듣고 있는가? 대화는 말 속에 숨겨진 상대방의 마음과 의도를 알고 그 욕구를 채워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