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메라비언 법칙 - 커뮤니케이션 요소
UCLA 심리학과 명예교수이자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앨버트 메라비언(Albert Mehrabian) 박사는 10년간의 종단연구를 한 결과 의사소통에서 중요한 것은 비언어적인 메시지라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 메라비언 박사는 1971년에 출간한 저서 《침묵의 메시지(Silent Messages)》에서 의사소통 시 영향을 주는 요소를 분석한 결과, 시각적인 요소(얼굴표정, 자세, 옷차림. 행동)가 55%, 청각적인 요소(음색, 목소리, 억양, 속도, 말투)가 38%, 언어(내용)가 7% 라고 말했습니다.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하려면 얼굴표정과 눈빛, 제스처, 옷차림이나 자세, 목소리와 어조 등의 비언어적 요소가 차지하는 비율이 93%에 이른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소리 없는 행동의 메시지가 말의 메시지보다 크다”는 명언을 탄생시킨 이론으로서 ‘메라비언의 법칙’으로 불립니다. 이 법칙은 50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소통과 이미지 메이킹 분야에서 공식처럼 적용되고 있습니다. 누군가를 만나서 대화를 나누고 집에 오면 그 사람의 말보다도 얼굴과 표정, 눈빛, 목소리가 더 기억에 선명하고 오래 남는 것을 경험해 보셨을 것입니다. 그 이유는 우리의 뇌가 외부에서 들어오는 정보를 인식할 때 시각적인 정보를 받아들이고 처리하는 데 가장 빨리 반응하고 많은 에너지를 쓰기 때문입니다.
2. 케네디와 닉슨의 TV토론
케네디와 닉슨의 TV토론 동영상을 분석해보면 인간의 오감 중에 시각이 큰 영향을 미친다는, 즉 비언어적 메시지가 크게 영향을 미친다는 메라비언의 법칙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당시 TV토론을 하기 전에 라디오 토론을 수차례 하면서 닉슨은 인지도도 높았고 달변가라고 할 정도로 말을 잘해서 사전지지율 조사 결과는 닉슨의 당선을 점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미국에 TV가 1억 명 정도 볼 수 있을 만큼 보급이 되자 세계 최초로 1960년 9월 TV토론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전지지율에서 큰 차이로 지고 있던 케네디는 TV토론에 집중하며 복장과 제스처, 스피치 등을 어떻게 할 것인지 이미지 전략을 철저하게 세우고 연습을 했습니다. 반면 닉슨은 건강도 좋지 않았고 바쁜 일정으로 인해 이미지 관리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으며, 토론 당일에 메이크업도 거부한 채 토론에 임했습니다. 라디오 토론 이후 닉슨은 차의 문에 다리까지 찧어서 절룩거리는 불편한 몸 상태여서 강단에 기대어 토론에 임했습니다. 반면 케네디는 말끔한 수트에 바른 자세, 힘 있는 제스처와 목소리로 자신감 있게 토론에 임했습니다. 특히 닉슨과 비교되었던 점은 케네디의 매력적인 미소와 카메라 응시였습니다. 토론 내내 닉슨은 거의 웃지 않고 카메라를 쳐다보지도 않았지만, 케네디는 미소와 함께 카메라를 응시하면서 시청자들을 직접 보는 듯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3. 역사 상 가장 큰 반전을 이룬 케네디의 매력
케네디가 제35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습니다. 사전지지율에서 열세를 보이던 케네디의 승리는 메라비언의 법칙이 사람들의 심리에 적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메라비언의 법칙을 잘 해석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비언어적 요소가 93% 영향을 미친다 해도 그것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본래 의사소통의 궁극적인 목적은 7%에 해당하는 언어적 메시지를 상대에게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것입니다. 이때 시각적인 요소나 청각적인 요소를 잘 관리하고 표현하면 언어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매우 큰 영향을 미칩니다. 만약 비언어적 메시지가 거부감이 들거나 매력적이지 못하면 언어적 메시지의 전달력과 설득력은 크게 떨어지게 됩니다. 그것을 잘 보여주는 예가 바로 케네디와 닉슨의 TV토론입니다. '무엇을 말할 것인가?'보다 '어떻게 말할 것인가?'와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가 소통의 결과에 더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뇌과학적으로 보면 이러한 현상은 인간의 뇌의 특성이고 곧 본능적인 현상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효과적인 소통을 위해서는 비언어적 메시지와 언어적 메시지를 함께 잘 활용해야 합니다.